10년 남사친이랑 연애하게 된 썰

글이 길어~:) 진짜 길어 썰이랑 자랑 100%니까 불편한 언니들은 뒤로 가주라 ㅎㅎㅎ

같은 학교 선후배로 만났음:D 어쩌다보니 재학시기가 거의 다 겹쳐서 새내기때부터 졸업할때까지, 졸업하고서도 동네가 가까워서 간간히 연락하고 지내다보니 10년.

나는 극 내향형이고 걔는 대문자 E+선배라고 후배들 엄청 챙기는 사람이었음. 나한테는 너무 기빨리고 피곤한 사람이라 피해다녔어.

밥 먹었냐, 안먹었다 하면 자꾸 사준다고 끌고 가는데 과방 사람들 다 가서 빠지기도 힘들었어.

나중에는 먹고왔다고 하거나 아예 먹을걸 사서 과방으로 가고 그랬는데 자기도 안먹었다고 매점으로 끌고가더라.

그러다 썸 잠깐 탔는데 내가 부담스러워서 깼어. 그러고 어색해져셔 피해다니고 근데 또 얼굴 보면 아무렇지도 않게 장난거는거야. 그래서 아 얘도 감정 정리했나보다 하고 그때부터 남사친으로만 봤지. 내가 농담으로 저거 성질머리 더러워서 여친이나 사귀겠냐 선배님은 선배님보다 기 세고 성질 더러운 여자 만나야 할건데 이 세상엔 없을거다 이랬지 그게 내가 될줄 모르고. ㅋㅋㅋㅋ

걔도 어 너 괴롭히면서 살거야 뫄뫄랑 솨솨랑 너까지 세명은 내가 반드시 죽을때까지 놀릴거임 이랬어.

근데 걔는 썸탈때부터 계속 나를 좋아했었대. 근데 다른 사람이랑 썸타고 소개도 받고 하길래 난 몰랐음.

고백도 세번인가 받긴 했어. 은근히 고백한거까지 합하면 더 많아. 툭하면 장난식으로 

"야 좋아한다?"

이러면 나는 이거 또 시작했네 싶어서

"아 그쵸 저는 선배님이 좋아하는 후배님이죠 네네"

했거든 그럼 걔는 알긴 아는구나? 하고 넘어가고.

근데 사람대 사람으로는 진짜 괜찮은 사람이라, 마음정리 되고 내가 진짜 이성으로 안보이게 되면 다시 연락해라 하고 차단은 안했었어.

자랑 몇가지 하자면

1. 처음 만났던 계절이랑 내 옷도 기억해

2. 내가 좋아하는 과일 제철 되면 껍질 다 깎아서 갖고 다녀

3. 나보다 연상이고 선배인데 나한테 절대 반말 안해. 근데 내가 존댓말 쓰는건 싫어해. 사귀기 전까지 나는 존댓말 썼거든.

4. 연락 잘 해. 친구들 만나러 가도 칼답 와. 근데 연락 안되도 얘가 뭐하는지 다 알아서 딱히 걱정은 안됨

5. 꼼꼼해. 예를들어 내가 이거랑 저거중에 뭐가 예쁘냐고 물어보면 이건 이래서 이렇게 나랑 잘 어울리고 저건 저래서 나랑 잘 어울린다고 해줘.

6. 나랑 눈 못마주쳐. 전에는 눈 한번 마주치고 싶어서 별의별짓 다 했었는데 이젠 떨려서 못보겠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악!!!!!!

근데 남사친 여사친으로 알고지낸 기간이 길어서 달달한 말은 잘 안해ㅠㅋㅋㅋ

나 : 아 너 늙고 못생겼어.

걔 : 그러게 누가 10년씩 나를 까래?

나 : 그러게 네가 썸타고 여소받았다 얘기만 안했어도 5년은 빨리 사귀었을텐데.

걔 : 미안...

거의 이런식이 99%인 대화:)ㅋㅋㅋㅋㅋㅋ

그나마 설레는거..

나 : 아 로또 당첨되고싶다

걔 : 나도..

나 : 너 로또 당첨되면 나랑 반띵해.

걔 : 당첨되면 너 다 줄게 나랑 살자.

나 : 오.. 나 요리도 못하고 청소도 못하고 돈도 못버는데.

걔 : 내가 다 잘 하는데 뭐가 걱정이야.

나 : 그럼 난 뭐해?

걔 : 넌 그냥 집에서 놀아. 너 하고싶은거 해.

남친 장점은 음..

1. 가리지 않고 잘먹어. 운동 좋아하는 애라 마음놓고 먹으면 4인분 이상 먹는 애고 나는 0.7인분정도 먹는편. 그래서 데이트하면 메뉴 네다섯개 시키고 나는 한두입씩 먹고 나머지 걔가 다 먹어. 나는 다양하게 먹어서 좋고 걔는 많이 먹어서 좋대. 메뉴선정도 내가 하고.

2. 흡연문제

사실 이게 좀 컸는데, 원래 흡연자였다가 (남사친 시절) 내가 연초 싫다는 얘기를 했었거든. 그래서 끊었대. 지금은 전자담배 피우는데 나랑 데이트할땐 나한테 허락받고 피우고, 나랑 같이 가서 피워. 혼자 두기 싫다고. 액상도 내가 괜찮다고 한거 쓰더라. 내가 끊으라고 하면 바로 끊기로 해서 냅두는중.

이거 말고도 자잘한 좋은점 많은데 나한테 크게 다가오는건 이거 두개.

줄인다고 줄였는데 길다~ 다 읽어준 언니가 있다면 너무너무 고맙고. 좋은 밤 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