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페미까지는 아니지만 그런쪽에 관심이 많아
남친이랑 어쩌다가 그걸로 말씨름을 하게됐어
남친은 페미가 쓰레기라고 하고 너 페미냐고 막 물어보길래 난 내가 틀렸다고 생각 안 한다고 말했어
좀 많이 건너뛰어서 말하자면 그 과정에서 남친이 트위터를 보여달랬어 난 내가 여성우월주의자도 아니고 별거없으니까 화낼 거에만 내니까 보여준다고 했어
근데 임시보관함에 남친 욕 써놓은 걸 들켰어....
한남이니 뭐니 개도 아니고 키스 침 다 묻히고 한다 라는....욕들을 썼어
솔직히 말하면 나 남혐도 있고 그쪽 편을 지지해
어릴때부터 남자들한테 받았던 성희롱 등등 그런걸 겪었던 탓도 있는 거 같아
지금 남친이 계집이라거나 수진이 밈 김여사 등등 이런 말을 쓰더라고 그 부분에서 좀 흠칫하긴 했지만 인터넷의 그런 남자들이랑은 그래도 다르니까
남친이 날 정말 진심으로 사랑해주고 누가봐도 나한테 큰 사랑만 줘서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근데 내가 그런 글 쓴 걸 들키니까 남친이 나한테 실망도 하고 배신감도 느끼고 상처 많이 받았대 날 좋아한적은 있냐고 하더라.. 근데도 내가 여전히 좋대 자기가 상처받고도 내가 여전히 좋아서 헤어지지는 못하니까 내가 너무 짜증난대
그냥 내 트위터를 다 봤어 남친이
억지로 폰 뺏어서 내가 죽고싶다고 썼던 글들도 모든걸 다 봤어 (남친이랑 나랑 둘다 과거 상처 때문에 우울증이랑 먹토를 가지고 있음)
내가 그런 생각 안 했으면 좋겠고 날 바꾸고 싶대
내가 페미에 관심 껐으면 좋겠고 그 사상을 뺏으면 좋겠대 너무 미안한 나머지 알겠다고 이제 신경끄고 그러겠다고 했어.. 남친이 그 자리에서 트위터 계정도 비활성화 시켜버리고 삭제까지 하라고 해서 했어
솔직히 난 아직도 페미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은 안 해
그치만 내가 너무 트위터에 물들어서 과열은 좀 되어 있었던 거 같기도 하고... 뭐가 뭔지 잘 모르겠어
내가 상처를 줬는데도 날 여전히 좋아하고 오히려 다 이해해주고 미안하다고 하니까 내가 너무 죽고싶어
막 자기가 키스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니까 진짜 죽고싶어 내가 그 사람 집가서 또 혼자 울겠지
아픈 과거를 알기에 서로 많이 위로도 됐는데..
계속 나 사랑하냐고 물어봐
그렇다고 하면 아무말도 없어
그냥.. 앞으로 남친 스스로가 얘가 날 사랑하구나 하고 느낄 수 있게 해달래
난 마음이 너무 불편해 죄책감이 너무 커 내가 잘못한 부분이지만..
남친은 더 힘들겠지 집 가서 또 토하는 거 아닐까 혼자 우는 거 아닐까 걱정도 많이 되는데..
이 연애가 맞는걸까 자기가 그렇게 상처 받으면서까지 내 옆에 남아있는 이유가 뭘까 내가 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