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빠른언니
빠른언니
8주전
·
조회1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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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다녀온후로 내가 우울증이란걸 인정받은것 같아
약 먹기 시작한 이후가 전보다 더 악화된것 같다

수업중에도 계속 딴생각난다
그치만 난 자해를 절대 하고싶지않다
학교를 무단으로 빠지는것도 안된다
나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모습만을
보여주고 인정받아야하기때문이다

폭식증을 고치고싶다
폭세틴을 복용하면 식욕감퇴가 된다더니
복용을 시작한 하루이틀만 그러고
복용한지 이주가 다되가는 지금은
예전처럼 되돌아왔다
그만먹고싶다
이걸 먹으면 후회할껄 뼈저리게 잘 알면서도
손은 계속 입안으로 음식을 집어넣는다
학교에서 급식을 한번도 먹지않고
저녁도 빵 하나만 먹었다
야자가 끝나고 충동적으러 스카를 안가고
집엘 왔다
아이스크림이 먹고싶었다
냉장고에 있던 세개의 아이스크림중 하나만 꺼내서
입안으로 넣었다
너무 익숙한 식감, 맛
밖에서는 절대 내 돈 주고 사먹지 않을것 같은
싸구려 하드 아이스크림.
집에서는 먹을수밖에없다. 계속 먹게된다.
하드 하나를 해치우고 다른맛 하드를 꺼내
또 입안으로 넣었다.
부족했다.
엄마가 사둔 과자가 내 방에 있었다.
이주째 그 자리에 냅두고
먹지 않으려 꾹꾹 참았었다.
시간은 11시가 넘어간다는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
봉지를 뜯은채 이성을 잃은채 닥치는 대로 입안에
집어넣었다.
맛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그저 먹는데에만 집중했다.
부스러기까지 손가락으로 찍어먹은 후 냉동실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아이스크림을 꺼냈다.
똑같은맛. 똑같은 식감. 똑같은 칼로리.
손놀림에 일절의 망설임이 존재하지않았다.
뇌는 도파민을 찾았고 나는 자연스레 쇼파에 앉은채
아이스크림을 입안에 꾸역꾸역 집어넣으며
틱톡 릴스 숏츠를 틀었다.
그것들을 볼땐 모든걸 잊게된다.
내일 내야할 수학 수행평가가 있다는것도
시간이 얼마나 잘 흘러가고 있다는것도
다음주에 중간고사라는것도

결국엔 모든것이 도돌이표이다.
나는 벗어날수 없는 쳇바퀴를 계속 구른다.

이 딜레마를 벗어나고 싶다
나는 남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하지만
왜 정작 나에겐 그러지 못하는건지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진짜 삶은 맞는건지
모르겠다 이젠
미래가 불분명하다
나는 사회의 낙오자가 되는걸 두려워하면서
동시에 후회할 짓들을 반복한다
진로는 취업을 비교적 쉽게 할수 있는 간호학과로
초6때부터 정해둔지 오래지만
내가 간호사가 되는 미래는 그려지지않는다
그 미래가 내가 존재하기나 할까
나는 간호사를 하고 있진 않을것 같다

ADHD를 고치고 싶어서 다니기 시작한 정신과인데
그 약을 먹기도 전에 우울증때문에 미쳐버릴것 같다
지금 먹고있는 약이 오히려 내 우울함 혹은 무기력함을
증폭시키는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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